리얼리티 TV쇼 주인공의 목숨을 구한 시청자

지상파, 케이블 할 것 없이 수많은 채널에서 리얼리티 TV 쇼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가끔, 브라운관 밖에서 더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미국 HGTV 방송사 프로그램 '플립 또는 플랍'(Flip or Flop) 진행자들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타렉(Tarek)과 크리스티나(Christina El Moussa) 부부가 캘리포니아를 돌며 사들인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한 뒤 판매하는(일명 '플리핑') 내용이다. 유용한 정보에 더해 진행자 부부의 사생활도 살짝 들춰보는 재미가 있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사람 다 방송에서 긍정적, 낙관적인 모습 일색이지만 이들의 인생이 항상 장밋빛인 것은 아니었다. 2013년, 한 간호사가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타렉의 목에 수상한 혹이 불쑥 솟은 것을 발견했다. 

YouTube/ Inside Edition

그녀는 곧장 제작진에게 이메일을 보내 타렉이 가능한 한 빨리 의사에게 가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타렉은 그후 조언을 따라 의사를 찾아갔고, 갑상선 암 2기(총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간 목이 따갑고 기침이 심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던 것. 타렉은 지금껏 기침한 이유가 단순히 흡연 때문이라고 믿었다.

타렉과 크리스티나, 그리고 부부의 어린 딸은 치료 경과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갑상선과 인근 림프절을 제거하는 응급수술에 이어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유증으로 자식을 가질 수 없을 거라는 불임선고를 받은 후, 아이를 더 갖고 싶었던 부부는 타렉의 정자를 냉동했다. 

크리스티나는 몇 차례의 유산을 경험한 뒤 시험관 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고, 타렉이 처음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지 2년만에 둘째 아들 브레이든 제임스(Brayden James)가 태어났다. 

타렉은 치료를 마친 뒤 한 토크쇼에서 생명의 은인인 간호사 라이언(Ryan)을 만났다. 그때 그녀가 주의깊게 지켜보고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타렉은 의사를 찾아가지 않았을 테고, 암에 걸린 사실도 뒤늦게서야 발견했을 것이다. 

십년감수 했다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타렉의 사연은 다음의 동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이 가능하다.

부부는 일이 순조롭게 풀려 감사하는 한편 암이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대수롭지 않은 증상이라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연이다. 누구나 타렉처럼 운이 좋을 수는 없고, 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유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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