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된 아기 살리려 유럽 전역에 도움 요청한 엄마

임신 20주차.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진단에, 영국인 트레이시(Tracie Wright)는 큰 충격에 빠졌다. 앞서 태어난 두 아이는 건강했는데, 왜 이번 아이에게만 문제가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의사들은 아이가 선천적인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듯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낙태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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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임신 24주 차 이내의 낙태는 합법이다. 의료진의 권고에 트레이시와 남자 친구는 오래 고민해보았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몇 달 뒤 트레이시는 찰리(Charlie)를 낳았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검사 결과를 전해 들은 부모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찰리의 심장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대동맥에 구멍도 뚫려있었다. 태어난 지 3일도 되지 않은 아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수술 덕에 상태가 더 악화하진 않았지만, 이날부터 인공호흡기와 튜브 관을 달고 살게 되었다.

Facebook/Tracie Wright

생애 첫 일주일 동안 찰리는 두 번의 심장마비를 겪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심장마비로 인한 뇌 손상은 없었다. 지금까지 찰리는 수술만 9번, 수혈은 20번 가까이 받았다. 한 번은 수술이 끝나고 심정지가 와, 30분 이상 심폐소생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 트레이시는 막내 아들 걱정으로 밤낮을 앓았다. "부모가 겪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은, 자기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겁니다."라고 그녀는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찰리는 여러 번에 걸친 수술 후유증으로 오한에 시달렸고, 건강한 아이가 되기 위해 새 심장이 필요했다. 부모는 찰리의 이름을 유럽연합 장기기증신청자 리스트에 올렸지만, 앞에 있는 대기자 수가 많아 심장을 받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한시라도 빨리 아들을 구하고 싶었던 트레이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증자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Facebook/Tracie Wright

그녀는 전 유럽을 대상으로 장기기증자를 찾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 지금 무척 절박합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겁니다. 우리 아기에겐 심장이 필요합니다. 설사 장기기증을 받는대도 다른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플 겁니다. 한 부모의 자랑과 즐거움이 사라졌다는 뜻이니까요. 누군가로부터 심장이나 주요장기를 받는다는 건 그만큼 가슴 찢어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장기기증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귀중한 선물입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가 건강하게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과 희망을 부모에게 안겨줍니다. 그 선물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Facebook/Tracie Wright

찰리의 사연은 이를 접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눈가를 적셨다. 과연 찰리가 심장기증자를 찾을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지금, 트레이시와 가족은 그저 아기와 매 순간 후회 없이 즐겁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찰리의 이야기가 기증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장기기증자 등록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라고 트레이시는 말했다. 이제 찰리의 운명은 하늘에 달렸다. 아들에게 오는 기증은 아니더라도, 트레이시는 자신의 글을 읽고 장기기증 등록자가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쁘다고 한다.

어린 엄마의 진심이 담긴 윗글은 수천 명으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찰리가 한시라도 빨리 심장기증자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부디 찰리의 가족이 지치지 않는 희망으로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기를. 찰리가 강인한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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