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 행 직전 기적적으로 자유의 몸이 된 소 이야기

목장이 폐업하면, 소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야 다른 농장으로 이송되지만, 비용 문제로 대부분의 소들은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끌려가게 마련입니다. 사연 속 주인공 독일 젖소 엠마(Emma) 역시 도살장 행을 선고받고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엠마가 태어나고 자라나 줄곧 우유를 공급하던 목장이 문을 닫게 된 것이죠.

끊임없이 우유를 공급하기 위해, 어미 젖소는 평생에 걸쳐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우유 생산량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된 낙농업자들은 송아지가 태어나면 곧바로 어미로부터 분리하고 우유를 짭니다. 이렇게 생산된 우유는 유통 과정을 거쳐 시장에 나오죠. 갓 태어난 새끼와 헤어지는 과정은 소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라, 어미 소는 매번 엄청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젖소 엠마도 평생 인간을 위해 이러한 고통을 견디며 우유를 공급해 왔습니다.

목장이 문을 닫고 오갈 데가 없어진 엠마는 이제 다른 소들처럼 도살장 행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잔인하게 살육된 뒤, 정육점으로 옮겨져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을 위해 희생될 참이었죠.

Youtube/Denis Vila

가엾은 엠마를 보다 못한 하늘이 도운 걸까요. "라인베르그 소 구조단체(Kuhrettung Rhein-Berg - Lebenshof für Tiere)"에서 엠마를 구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 단체는 수명을 다해가는 소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평화롭게 죽을 수 있도록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엠마가 도살장에 보내지기 전, 값을 치르고 엠마를 구해낸 대원들은 이동을 위해 준비한 트럭에 노쇠한 젖소를 태웠습니다. 그리고 해피엔딩을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Youtube/Denis Vila

낯선 견인 트럭에 올라탄 엠마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 나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늙은 소는 결국 굵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차가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고, 대원들은 엠마를 다른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목초지에 풀어주었습니다. 평생을 비좁은 우리에서 보냈던 엠마는 부드러운 풀이 밟히는 널따란 들판을 낯설어했습니다. 하지만 곧 용기를 내어 다른 소들이 모여든 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Youtube/Denis Vila

소들 역시 새로 온 친구 엠마가 궁금한 듯 조심스레 다가가 냄새를 맡는 등 친근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엠마는 그제야 안심하는 듯했죠.Youtube/Denis Vila

얼마 지나지 않아 엠마는 자유로이 초원을 누비며 새 친구들과 함께하는 삶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소는 무리 생활을 하며 활발한 교감을 하는 동물입니다. 사실 좁은 우리 속에 갇혀 사는 것은 소와 맞지 않는 사육 방법이죠. 더욱이 태어난 새끼와 계속해서 생이별하는 것은, 소에게 있어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Youtube/Denis Vila

아래 영상을 통해 마침내 자유가 된 엠마의 이야기를 자세히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엠마가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푸른 초원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엠마가 흘린 눈물을 기억하세요. 동물 역시 엄연히 감정이 있습니다. 단순히 인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말 못 하는 동물을 학대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잔인한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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