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파일럿을 감동케 한 일본인 점원들의 고객 서비스

지난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태국에서는 고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추모 기간이었습니다. 그는 작년 10월 13일에 89세 일기로 서거한 최장기 재위 군주였습니다.

국왕은 생전 태국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습니다. 1991년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푸미폰 국왕은 군부와 민주화 세력의 지도자를 거처에 불러다 "그런 일로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다니, 적당히들 하시오."라고 따끔히 말해 정세가 진정되도록 독려했다 합니다. 인기 있는 국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태국 국민에게 아주 개탄할만한 일이었죠.

Flickr/dinhin

작년 국왕이 죽은 날, 태국인 파일럿 패트 파나쳇(Pat Phannachet)은 일본 나리타(成田)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비보를 들었습니다. 패트와 같은 비행기에 탄 승무원들도 예기치 못한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만, 왕궁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패트는 나리타 시내에 있는 쇼핑몰에 상장(죽음을 조상하기 위하여 다는 검은 천으로 된 완장)을 사러갔으나 어디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손수건 전문점 '판도라하우스(パンドラハウス)'가 들어왔습니다.

Twitter/orangeclover_sp

패트는 상장을 찾고 있다고 점원들에게 열심히 설명했지만, 가게에서 일하는 두 점원 모두 영어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참고가 될까 싶어 상장을 두르고 있는 승무원의 사진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생각한 이상으로 컸습니다. 점원들은 사진을 보고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패트가 점점 희망을 잃어가던 그 순간….

Twitter/Syun_NoBorder

그는 궁여지책으로 휴대전화로 국왕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점원들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태국 국왕의 서거 소식을 뉴스에서 들어 알고 있던 점원들은, 국왕의 사진을 본 뒤에야 패트가 왜 검은색 천 조각을 왜 애타게 찾고 있었는지 알았습니다. 점원들은 "쏘리, 쏘리"라고 거듭 사과하며 패트를 위해 손수 검은색 천을 재단해 상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래가 직원들이 만들어준 상장의 사진입니다.

Facebook/pat.reiji

점원들의 서비스에 감동한 패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사진과 같이 올렸습니다. "아마 일본도 왕가가 존속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일까요, 군주국가 국민의 심정을 잘 이해해준 일본인 점원들이었습니다. 분명 돌아가신 어른에게 예의를 표하고 싶다는 진심이 언어와 국경을 뛰어넘어 전해진 거겠죠." 패트의 글은 지금까지 4천 번 이상 공유되었고, 약 3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이 사연은 태국의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도 소개되어 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나리타에 있는 이 작은 손수건 가게에 일부러 찾아가는 태국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Facebook/pat.reiji

점원들은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당연하게 받고 있는 점원들의 서비스. 패트에게 있어, 두 사람의 서비스는 단순한 업무를 넘어 진심이 담긴 배려였습니다.

Comments

다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