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소년, 물에 빠진 아빠와 두 소녀를 구해내다

몇 주 전, 러시아 옴스크(Omsk) 주에 사는 바쳬슬라프(Vyacheslav Karpjuk)는 아내와 세 아이들과 같이 이르타이스치(Irtysch)강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다섯 살 그리고 일곱 살난 두 딸이 힘들어하자, 바쳬슬라프는 가족을 데리고 다시 차로 돌아왔습니다. 아빠가 자전거를 차에 싣느라 바쁜 동안, 아내는 막내를 돌보고 있었죠. 그 사이 보호자도 없이 강으로 향한 두 딸들.

순간, 풍덩! 하는 소리를 들은 바쳬슬라프. 강에 간 두 딸이 난간 바깥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가, 그만 차가운 물에 빠진 것입니다. 얼굴 만이라도 물밖에 두고 있으려고 둘은 절박하게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딸들을 구하러 물에 들어갔고, 엄마는 가까운 곳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습니다.

Youtube/РЕН ТВ | Новости

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 소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를 붙잡고 있었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그러하듯 두 딸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빠를 물아래로 잡아끌었습니다. 당시 수십 명의 행인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몇몇은 셋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줄을 던졌지만, 나머지는 그저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두 딸을 진정시킨 뒤 줄로 몸을 묶으려고 했지만, 힘이 빠지는 바람에 아이들을 구하기엔 역부족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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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또다시 풍덩!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다가와 바체슬라프가 아이들의 몸을 줄에 묶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 '영웅'의 얼굴을 본 순간, 깜짝 놀란 바체슬라프. 앳된 얼굴을 한 10대 소년이었죠. 그의 이름은 사샤(Sasha Yergin)로, 멀건이 지켜보는 행인들 가운데 이 어린 소년만이 용기를 내어 물에 뛰어든 것입니다. 결국, 샤샤의 도움으로 모두 무사히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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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바쳬슬라프는 인터뷰 과정에서 사샤의 도움 없이는 아이들과 같이 물에 빠져 죽었을 거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샤샤의 이야기는 지역 사회에 널리 퍼졌고, 지역 당국은 용감한 어린 영웅, 샤샤에게 공로상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얼마 뒤, 한 지역 신문에 사샤의 충격적인 과거가 밝혀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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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샤샤는 어린 나이서부터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는 사샤의 양육권을 잃었고, 아빠는 아이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샤샤. 청소년 복지 센터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똑똑하지만, 조금 다루기 어려운 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들 사이엔 사실 샤샤는 '비행청소년'으로 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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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의 영웅담, 그리고 뒤에 감춰진 사연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의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러시아어).

한편, 많은 사람들이 소년의 삶에 대해 동정을 표하며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미 청소년 복지 단체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전화가 여러 통 갔다고 하네요!  어쩌면 그날 샤샤는 아빠와 두 딸의 목숨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구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용감한 소년, 샤샤의 희망찬 앞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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