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 여성

지금부터 소개할 사연은 여느 액션 영화 못지않게 스펙타클한 이야기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 빌》에서나 나올 법한 복수 이야기죠. 피가 낭자한 장면은 없으니 안심하시길.

11년 전, 노엘라(Noela Rukundo)는 남편 발렌가(Balenga Kalala)와 결혼했습니다. 호주 멜버른시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과 같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죠. 어느 날, 친정어머니의 사망 비보를 전해 받은 노엘라는 모국 부룬디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겨두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뒤, 노엘라는 부룬디 수도 부줌부라(Bujumbura)시에 있는 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평소처럼 안부를 주고받은 뒤, 남편은 노엘라에게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뭐, 산책 좋죠! 기분 전환에도 좋고요. 하지만 그녀가 호텔 입구에서 나오자마자, 웬 괴한이 그녀에게 총을 겨누는 게 아니겠습니까.

괴한은 노엘라에게 소리를 지르면 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겁에 질린 노엘라는 그의 말을 순순히 따랐습니다. 괴한들은 차에 그녀의 눈을 가리고 차에 태웠습니다. 그리고 노엘라를 어느 버려진 건물로 데리고 가 의자에 꽁꽁 묶어 옴짝달싹도 못 하게 가두었습니다.

감금된 지 이틀 정도 지났을까. 괴한 중 한 명이 '남편이 왜 당신을 죽이고 싶어하느냐'고, '남편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물었습니다. 노엘라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남편이 그럴 이유는 절대 없었습니다. 괴한들이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그녀의 반응에 괴한들은 크게 웃으며, 한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노엘라는 수화기 반대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얼어붙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목소리였습니다. 남편은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 아내를 죽여요."

남편이 폭력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기를 죽이려 들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럼 이제 노엘라의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온갖 고민에 사로잡혀 있던 그때, 괴한들이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괴한들은 그녀를 죽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노엘라의 남동생과 아는 사이인데다, 여자나 아이들은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노엘라를 살려주되, 남편 발렌가에게서 돈을 뜯어먹는 게 진짜 목적이었습니다. 괴한들은 "집에 돌아가서, 다른 당신 같은 멍청한 여성들에게 주의하라고 잘 일러주라고. 폭력적인 남편과는 한시라도 빨리 헤어져야 해!"라고 말하며 그녀를 풀어주었습니다.

노엘라는 크게 충격을 받긴 했지만, 일단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기적적으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단 1초도 허비할 수 없었습니다. 노엘라는 케냐, 벨기에 대사관에 연락해 호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호주에서 다녔던 교회 목사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덕분에, 노엘라는 남편 몰래 호주에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발렌가는 이미 지인들에게 노엘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었다고 알린 상태였습니다. 그러면서 세상 불쌍한 척을 다 했죠. 장례식 날, 온 동네 주민들이 참석해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마지막 조문객까지 떠나 보낸 뒤, 남편은 살면서 느껴본 가장 큰 공포와 마주했습니다.

아내 노엘라의 유령이 그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발렌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만져보고, 아내가 실제로 살아 돌아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걸 안 그는 눈물을 흘렸지만, 노엘라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절망에 빠진 남편을 보고있자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통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어요!"라고 그녀는 지역 뉴스에 말했습니다.

발렌가는 아내를 살인 청부했다는 사실을 처음엔 강하게 부인했지만 끝내 자백했습니다. 그가 아내를 죽이려 한 이유는, 아내가 바람나서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서였다고 합니다. 발렌가는 징역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처럼 들리지만, 노엘라가 겪은 고통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연이 알려지자, 멜버른 콩고 교민들은 오히려 남편을 감옥에 넣은 노엘라를 비난했습니다. 노엘라는 그 뒤로 수없이 많은 협박을 받았고, 심지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려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깊은 밤이면, 노엘라는 여전히 "제 아내를 죽여요"라고 말하는 남편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엘라는 이제 이런 걸로는 겁먹지 않습니다. "저는 강인하고 당당하게 맞설 겁니다. 이전의 노엘라는 죽었어요. 저는 이제 새로운 노엘라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노엘라처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은 많아도 그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노엘라의 사연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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