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아내를 땅에 묻은 남편

미국 켄터키주 파이크빌 마을에 있는 '제임스 햇처 호텔(Hotel James Hatcher)’'엔 오랫동안 관이 전시되어 있었다. 호텔 주인이 직접 만들고, 죽기 전까지 전시해둔 관이었다. 관에 숨겨진 사연은 워낙 충격적인지라,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1800년대 후반, 파이크빌에 제임스 햇처(James Hatcher)라는 돈 많은 기업가가 살았다. 그는 남부럽지 않은 막대한 부를 누렸다. 1889년, 그는 옥타비아(Octavia Smith)라는 여성과 결혼했고, 아들 제이컵(Jacob Hatcher)를 낳았다. 그러나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했던 행복의 뒤엔, 잔인한 비극이 도사리고 있었다.

Flickr - Doc Searls

아기 제이컵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9세기는 유아 사망률이 높고 의술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요즘에는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도, 당시엔 죽음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었다.

아들을 잃은 옥타비아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병까지 얻게 되어, 침대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옥타비아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들이 죽은 지 4달 뒤인 1891년 5월 2일, 의사는 그녀가 사망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Flickr - Micolo J

그해 5월은 유달리 기온이 높았기 때문에, 시체가 부패하기 전에 빨리 땅에 묻어야 했다. 옥타비아의 장례식은 지체 없이 치러졌다.

장례식 며칠 뒤, 마을 주민 중에도 옥타비아와 같은 증상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런데 하나같이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어나는 게 아닌가. 나중에서야 밝혀지기를, 체체파리를 통해 전염되는 특이한 '수면병'이 당시 마을에 유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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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내도 똑같은 병을 앓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불길한 예감을 느낀 제임스는 당장 옥타비아의 무덤으로 달려가 관뚜껑을 열어보았다. 이어진 광경은, 제임스와 동행한 이들을 죽을 때까지 고통스럽게 했다.

관이 열리고 끔찍한 진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관 뚜껑의 안쪽에는 손톱자국이 수없이 나 있었고, 아내의 손가락은 뭉그러져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극심한 공포가 서려 있었다. 옥타비아는 산 채로 땅에 묻혔다가 관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며칠 동안 차가운 땅 속 죽음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지만, 결국 끔찍한 말로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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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내를 생매장해 죽였다는 사실을 안 제임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로워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기리기 위해, 두 번째로 마련한 그녀의 무덤에 동상을 세웠다. 관 뚜껑을 닫기 전에, 그녀의 품에는 아들 제이컵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제임스는 자신의 관을 직접 준비했다. 만약 자신도 산 채로 묻히는 일이 생긴다면, 다시 살아 나올 수 있도록 안에서도 뚜껑을 열 수 있게 설계된 관이었다. 호텔 내부에 전시되었던 제임스의 관은 그가 죽으면서 같이 땅 밑에 묻혔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옥타비아의 무덤가에서는 때때로 여자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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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처럼 불행한 사고를 겪었던 이가 과연 또 있었을까.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죽고, 사랑하는 아내는 산 채로 땅에 묻혔고, 그는 죽을 때까지 이를 후회하며 살았다. 제임스 가족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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