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를 주고 수백만 달러로 되돌려 받은 8살 남자아이.

2014년 2월,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Toledo)시에 사는 8살 마일스(Myles Eckert)는 엄마 티파니(Tiffany Eckert)와 여동생 말리(Marlee Eckert)와 같이 한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주차장을 지나가면서, 마일스는 눈 속에 반쯤 파묻힌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20달러(한화 약 2만 2천 원)짜리 지폐였습니다.

아이는 너무나 들떠, 운 좋게 주운 큰돈을 어디에 쓸까 식사 내내 고민했습니다. 온 가족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던 그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에 들어왔습니다. 군복을 입은 중년 남성과 가족들이었습니다. 군복을 보며, 마일스는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자신의 아빠를 가만히 떠올렸습니다. 마일스가 태어난 지 겨우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군인이었던 아빠는 24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마일스는 군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돈을 어디에 쓰면 좋을지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종이에 무언갈 열심히 적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군인이셨어요.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세요. 오늘 레스토랑에 왔다가 이 20달러 지폐를 발견했어요. 우리 가족을 대표해 당신의 식삿값을 내드리고 싶었어요. 오늘 운 좋으시네요! 나라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마일스에겐 이 쪽지 한 장 적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마일스는 학습 장애, 뇌전증, 그리고 서번트 신드롬(우리나라 드라마 《굿 닥터》의 주인공 '박시온'이 갖고 있던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내용의 쪽지도 갑작스럽게 빨리 적어야 했던 건 엄청난 스트레스임이 분명했죠.

가족과 점심을 먹으러 왔던 프랭크(Frank Daily)는 아이의 돈과 쪽지를 받고 몹시 감동했습니다. 프랭크는 딸에게 이날의 사연을 들려준 뒤, 마일스의 쪽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딸은 쪽지를 인터넷에 올렸고, 여러 SNS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사연이 퍼져나갔습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하나 같이 마일스와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었습니다.

마일스 가족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기부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온정과 인간애의 손길이 뻗고 뻗어, 3년 동안 2백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이 넘는 돈이 모였습니다.

이름을 알린 마일스는, 여러 유명 토크쇼에 초대되어 자신의 감동적인 사연을 들려주었습니다. 시청자들이 가장 감탄한 순간은, 가족이 그 큰돈을 어디에 썼는지 알았을 때였습니다. 몹시 놀랍게도, 마일스 가족은 한 푼도 빠뜨리지 않고 순국 장병 유가족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합니다.

마일스의 엄마 티파니는 '20의 힘(The Power of 20)'이라는 이름의 단체를 설립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일하다 희생된 부모를 둔 자식들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만나본 적도 없는 남자에게 마일스가 먼저 보여준 예우와 존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결과로 되돌아왔습니다. 3년 전 주었던 20달러 덕에, 도움이 절실한 많은 이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일스, 정말 잘했어. 너의 마음씨 고운 선행을 시작으로 수많은 선행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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