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영상: 아기 원숭이 로봇을 애도하는 랑구르 원숭이들
BBC 프로그램 "야생의 스파이(Spy In The Wild)"는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야생 동물들의 활동을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아냅니다.
일단 실제 동족처럼 보이는 로봇을 무리 속에 넣습니다. 이 로봇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야생 동물 무리의 행동을 세세히 관찰하죠. 지켜보는 사람 없이, 방심한 동물들의 행동을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취지입니다.
이번엔 인도 라자스탄 시에 사는 랑구르 원숭이 무리를 관찰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례적인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당시 제작진은 랑구르 원숭이 새끼로 보이는 로봇을 썼습니다. 새로 등장한 어린멤버에 호기심을 보이던 랑구르 원숭이들은 이내 가까이 다가가 만지거나 찌르는 등, 아기와 즐겁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기 랑구르(로봇)'가 어쩌다 엎어지는 바람에 땅으로 떨어졌고, 등을 대고 바닥에 누워 '사망한' 상태가 되었죠.
한 원숭이가 '아기'를 구하기 위해 다가가 품에 안았습니다. 그러나 '아기 원숭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이때 랑구르 원숭이 무리 전체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랑구르 원숭이들은 아기가 죽었음을 알고 비통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충격과 슬픔이 이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리는 죽은 아기 로봇 주변으로 모여들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듯, 부드럽게 로봇을 쓰다듬었습니다.
무리의 가장 연장자 원숭이들이 자식들을 끌어안고 위로합니다. 사람이 애도하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여, 이를 지켜보는 이의 가슴도 쓰라립니다.
Youtube/BBC
누군가를 잃고난 후에 느끼는 슬픔과 연민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랑구르 원숭이들의 절절한 심정을 아래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세요.
단순히 랑구르 원숭이들의 행동을 보고자 했던 프로그램에서 이토록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될 줄이야. 결국, 이 프로그램은 본래의 취지 이상을 달성해냈습니다. 동물 역시 유대감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요. 보기 안타까웠지만, 동시에 참 아름다운 영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