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페이스북 내기했다 져서 자수한 지명수배범

친구들과 재미 삼아 내기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큰 보상이 걸려있지 않더라도, 혹시 내가 이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하죠. 진짜로 이기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고요!

지난달 11일, 미국 오리건주 레드포드 타운십 경찰서(Redford Township Police Department)는 한 21세 남성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남성의 이름은 마이클(Michael Martin Zaydel)로, 여러 범죄 사건에 연루되어 지명수배 중인 범죄자였습니다. 그가 경찰에게 잡히게 된 경위는 꽤 독특하답니다.

며칠 전, 레드포드 타운십 경찰서는 느닷없이 등장한 '악플러' 한 명에게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당신들 너무 구려!"

샴페인 토리노(Champagne Torino)라는 수상한 가명을 쓰는 남성은 경찰서 측이 다른 글을 올리는 족족 악성 댓글을 달았습니다. 경찰서 페이스북 관리자는, "계속 경찰관들과 시민들을 위협하신다면, 계정을 차단하겠습니다."라고 샴페인에게 경고했습니다. 몇 분 뒤, 샴페인은 경찰서 페이스북으로 다음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던가 말던가. 만약 당신들이 올린 다음 글이 1,000번 이상 공유되면, 내가 도넛 사 들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할게. 약속한다. 그리고 지역 학교 근처에 널린 쓰레기도 다 주워줄게. 얼마나 공유되는지 보자고."

알고 보니, 샴페인의 정체는 지명수배범 마이클이었습니다! 경찰관들은 메시지의 내용과 같이, "도전을 받아들인다! (중략) 도넛을 사 온대요! 우리 경찰이 도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죠! 시민 여러분, 이 내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공유만 한 번 해주시면 돼요!"라고 적어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시민들은 이색적인 내기를 우스워하면서도, 한마음으로 수배범이 검거되기를 바랐습니다. 성원에 힘입어, 페이스북 글은 무려 1시간 만에 1,000번 이상 공유되었고, 경찰서가 마이클과 내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과연 악질적인 범죄자가 진짜로 자수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경찰들도 사실 반신반의하고 있었죠. 그러나 놀랍게도 3일 뒤, 젊은 남성이 경찰서를 찾아왔습니다. 마이클이었습니다!

도넛도 빼놓지 않고 사 왔습니다. 비닐 봉지에 든 건 베이글이었다고 하네요.

마이클의 두 손에는 즉시 수갑이 채워졌습니다. 경찰서는 마이클이 구치소에서 앞으로 39일 동안 갇힐 것이며, 만약 보석금을 내지 못한다면 30일 더 갇힐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제 발로 경찰서에 찾아온 마이클의 사진을 보고 우스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어린 그의 얼굴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아직 어리고 중한 범죄를 저지른 거 같진 않은데 구치소 생활을 마친 뒤엔 갱생해서 올바르게 살아갔으면."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북 내기에 져서 체포된 범죄자라니, 세상엔 정말 별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윤리의식은 없지만 의리는 있었던 남자, 마이클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도 공유해주세요.

소스:

FOX, New York Post,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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