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던 17살 소녀의 졸업 파티 소원이 이루어지다

고등학교 졸업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부모님의 보호를 벗어나 독립적인 성인이 되었음을 알리는, 학창시절의 대미를 장식할 소중한 경험이죠.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축하받고 싶을 겁니다.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시에 사는 17살의 리자(Liza)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6년 여름, 리자는 마지막 기말고사를 앞두고 공부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 시험만 끝나면 이제 졸업입니다. 하지만 파티 얘기로 떠들썩한 친구들과 달리, 그녀는 졸업 파티가 기대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그녀는 파티에 초대받지도 못한 상태였죠.

리자네 학교의 졸업 파티가 초호화 레스토랑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1인당 약 29만 원(15,000 루블)의 참가비를 내야 하는데, 이 지역 주민들의 평균 월급은 약 37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자식들의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행사라곤 하지만, 단지 저녁 한 끼를 위해 선뜻 이 비용을 낼 수 있는 가정이 많지 않았죠.

더욱이 리자에게는 동생이 네 명이나 있습니다. 아버지의 외벌이로 먹고 사는 리자네 가족은 허리띠를 꽉 졸라매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부모님은 리자가 졸업 파티에 갈 수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습니다. 파티에 입고 갈 드레스조차 마련할 수 없는 형편이었으니까요. 한창 감수성 민감한 10대 후반의 리자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모두가 한껏 멋 부리고 즐길 파티에 혼자만 제외되다니요! 

하지만, 이야기는 뜻밖의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전 TV 진행자이자, 현재는 인터넷 블로거로 유명한 알렉산더(Alexander Demin)가 리자의 사연을 접했고,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10대 소녀의 괴로운 마음에 절절히 공감했습니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호소문을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배우게 되는 거죠. 돈 없는 사람을 멸시해도 된다고." 그는 리자의 이야기를 공유했고, 리자가 졸업 파티에서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팔로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알렉산더의 게시글은 즉각 퍼져나갔습니다. 수천 건 이상 공유되었죠. 사람들은 리자가 졸업을 앞둔 다른 소녀들처럼 화려하게 졸업식을 치르길 바랐습니다. 몇 주안에 110만 원이 넘는 큰 기부금이 모였습니다.

예쁜 드레스와 구두를 맘껏 고르고, 미용실까지 다녀오고도 남을 큰돈이었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리자의 이야기에 가슴 아팠던 사람들이 리자에게 컴퓨터를 비롯한 값진 졸업 선물을 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리자와 가족은 크게 감격했습니다. 졸업 파티가 열리던 날 밤, 드레스를 예쁘게 차려입은 딸을 본 순간, 부모님의 눈에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왕 팔을 걷어붙인 김에 알렉산더는 끝까지 돕기로 합니다. 남은 기부금으로 불꽃놀이를 준비한 뒤, 보트를 빌려 리자와 그녀의 친구들이 파티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하도록 센스를 발휘했죠. 

아래에서 리자의 '특별한' 졸업 파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리자가 단 한 번 뿐인 그 날을 영원히 가슴속에 새기길 바라며 제작한 영상입니다(러시아어).

내 딸이라 생각하고 나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리자는 소외되지 않고 파티에 참석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리자와 곧 졸업을 앞둔 여러분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더 멋진 미래를 펼쳐나가는 씩씩한 성인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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