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릴라를 자기 아이처럼 키운 여성

보통 "유인원"이라 불리는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은 동물 분류 쳬계상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극히 복잡한 사회를 이루고 집단 생활을 할 만큼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 동물들과 함께 지내보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영국의 '존 다니엘(John Daniel)' 이야기는 이들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고릴라는 원래 가봉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군인들에 의해 엄마 아빠를 잃은 후 영국으로 팔려왔습니다. 1917년 영국의 작은 마을 울리(Uley)에 살던 루퍼트 페니(Rupert Penny)가 런던의 한 애완동물 가게에서 아기 고릴라를 보았고, 300파운드(현재 통화가치로 환산하면 약 3,400만 원)에 사들이면서 이 고릴라의 '특별한'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Facebook/Thomas Malcherczyk

루퍼트는 이 고릴라를 집으로 데려와 '존 다니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고릴라 존을 여동생 앨리스(Alice)와 함께 살게 했죠. 앨리스 역시 아기 고릴라를 마치 인간 아기처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존 다니엘은 심지어 동네 아이들과 산책도 함께 다니기 시작했고, 지역 공동체의 자연스러운 일원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새 마을의 유명 인사가 된 존은, 심지어 오후의 티 타임까지 함께 하기도 했죠. 동네 아이들은 존 다니엘을 수레에 태운 채 마을을 구경시켜주곤 했습니다.

꽤나 까다로운 취향으로 유명했던 고릴라 존은 종종 사과주 한 잔을 즐겨마시곤 했습니다. 물론 흠잡을 데 없는 테이블 매너도 갖추고 있었죠.

Facebook/Thomas Malcherczyk

이 마을에는 최근까지도 이 '특별한 이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장미로 가득한 정원에 쳐들어와 꽃을 먹어치우던 존을 회상하며 웃음을 터뜨리곤 했죠. 

그럼에도, 존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 자란 고릴라가 된 존을 더 이상 돌보기 힘들어진 앨리스는 결국 존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좋은 가족을 만나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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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존을 사들인 서커스 단장은 이 '특이한' 고릴라를 동물원에 보내버린 겁니다. 구경거리로 전락한 존은 '엄마' 앨리스를 무척이나 그리워한 나머지, 건강을 잃고 말았습니다. 앨리스에게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녀는 즉시 미국으로 날아가 존을 찾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은 뒤였죠.

Facebook/Naija TabloidPage

앨리스가 미국에 도착한 직후, 폐 감염 증세를 보이던 존은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1921년의 일이었습니다. 존의 시체는 보존 처리되었고, 현재 뉴욕의 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존 다니엘의 이야기는 이 '털복숭이 친구들'이 얼마나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죠.

고릴라가 사람들과 자란 경우, 대부분의 '인간다운' 행동 방식을 배울 수 있고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과 유사한 복잡한 감정 표현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존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특별한' 고릴라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에서 한 가지 교훈을 끌어낸다면 야생 동물은 자연 상태에 그대로 둘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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