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지키려다 독사에게 물린 핏불 테리어

핏불 테리어는 무서운 개로 알려져 있다. 사납고 무섭게 생긴 외양 때문이다. 정작 이 종을 키우는 주인들은 이는 큰 오해라 입 모아 이야기한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핏불 테리어는 생각보다 온순하고 충직한 개라고 한다.

미국 텍사스 주에 사는 스테이시(Stacie Rae English)의 오빠 쉘비(Shelby English)는 그 악명 높은 핏불 테리어 주인이다. 7월 10일 밤, 쉘비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한 사고를 겪었다.

스테이시는 그날 밤의 일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오빠는 래브라도와 핏불 테리어 사이에서 태어난 개 헐리(Hurley)랑 한 집에 산다. 오빠는 헐리를 데리고 어젯밤 10시쯤에 산책을 나갔다. 늦은 시각이라 (행인이 많지 않아) 목줄을 풀어 헐리가 마음대로 주변을 탐험하도록 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어린아이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오빠가 말릴 새도 없이 헐리는 비명 소리가 난 쪽으로 잽싸게 달려갔다. 뒤따라온 오빠는 눈앞의 상황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헐리가 한 아이 옆에서 '구리 머리 살모사(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독사)'를 입으로 꽉 물고 있었다. 헐리는 뱀이 죽을 때까지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아이는 자동차에 급히 올라탔다. 오빠가 뭐라 말을 걸어볼 새도 없이 차는 바삐 그 장소를 떠났다. (우리가 추측하기엔, 아이가 뱀에 물려서 황급히 응급실에 가려고 했던 것 같다.)

오빠는 지역 야생동물 관리처에 전화했다. 잠시 뒤 하이랜드 지역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오빠에게 헐리가 뱀에 물렸는지 확인해 보라 했다. 헐리의 상태를 본 오빠는 뒤로 넘어갈 뻔했다. 헐리는 피를 흘리고 있었고, 목도 부은 데다 입에는 거품도 물고 있었다. 윗입술에 물린 자국이 두 군데 있었다.

오빠는 허겁지겁 덴튼 동물 응급 병원(Denton Animal Emergency Hospital)으로 헐리를 데려갔다. 헐리 상처가 잘 지혈되는지 걱정이 앞선 오빠는 하룻밤을 꼬박 병원에서 보냈다. 천만다행이게도, 다음날 헐리의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얼굴이랑 목이 아직도 좀 부어있어서 불편해하긴 해도 말이다.

정황상 구리 머리 살모사 둥지에 실수로 아이가 다가간 거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헐리는 아이가 물리지 않도록 (혹은 더 많이 물리지 않도록) 지켜주려고 했던 것 같다. 우린 그 아이가 여전히 누군지 모른다. 지금 다친 데 없이 잘 있는지 궁금해 수소문 중이다.

마치 영웅처럼 아이를 구한 핏불 테리어 헐리. 핏불 테리어 종에 대해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헐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 글을 올린다."

조심하는 건 좋지만, 겉모습만 보고 뭐든 판단하는 건 좋지 않은 태도다. 악당 앞잡이처럼 생겼을지 모르지만, 속은 영웅처럼 용감하고도 정의로운 헐리같은 경우도 있으니까.

외모 때문에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는 친구들에게도 이 글을 공유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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