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아름답지만 인간에게 위험한 18개 수역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를 보니, 이제 야외에서 수영할 수 있는 여름은 다 지나갔나보다. 지난 여름 제대로 놀지 못해 너무 아쉽다면, 이걸로 위안을 삼으면 어떨까? 당장 뛰어들고 싶을 만큼 아름답게 펼쳐진 수역. 그러나 멋모르고 갔다가는 큰일난다.

황홀한 매력을 뽐내는 아래 수역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갔다간,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1. 안드로스의 블랙홀 (The Black Hole of Andros)

바하마에 있는 '안드로스의 블랙홀'은 47.2m의 깊이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수역이다. 그러나 물에 강한 황 성분이 녹아 있어, 수영이나 다이빙을 했다가는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2. 미국 텍사스주 야곱의 우물 (Jacob's Well in Texas)

이 경이로운 자연 수역은 깊이가 겨우 9.1m로 얕은 편이다. 그렇다고 안전한 건 아니다. 단순히 수영만 즐긴다면 위험할 게 없지만, 잠수를 한다면 호수 바닥의 복잡한 동굴과 지형으로 골치가 좀 아플 거다. 겁도 준비도 없이 들어갔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벌써 셀 수 없이 많다.

3. 벨리즈 그레이트 블루홀 (The Great Blue Hole in Belize)

중앙아메리카 벨리즈 해역에 있는 그레이트 블루홀은 대단히 아름다워, 잘 건설된 워터파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마시라. 많은 스쿠버다이버가 황홀한 푸른색에 매료되어, 미숙한 다이빙 리더들을 따라 무모하게 몸을 던졌다. 몸이 피곤하고, 숙취에 정신도 없고, 경험도 적은 아마추어들도 포함해서. 그레이트 블루홀은 수많은 아마추어 다이버들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의 명소다.

4. 미시건 호수 (Lake Michigan)

거대한 미시건 호수는 미국 네 개 주(인디아나주, 일리노이주, 위스콘신주, 미시건주)에 걸쳐있다. 1950년에 58명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호수에 추락했지만 어떤 잔해, 심지어 승객들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미시건 호수는 제 2의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곳이 되었다. 이 사고와는 별개로, 매년 수십 명이 방심했다가 이 위험한 호수에서 숨을 거뒀다.

5. 매머드산 호스슈 호수 (Horseshoe Lake at Mammoth Mountain)

미국 캘리포니아주 매머드산에 있는 호스슈(말굽) 호수는 우아하게 뻗은 곡선 모양 덕에 그 이름이 붙여졌다. 보이는 것처럼 아름답기만 한 호수는 아니다. 호수 저변에서 뿜어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호수 둘레에 사는 나무들도 이로 인해 한 그루씩 죽어갔다. 호수 근처에는 처음 오는 등산객들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는 경고 표지판들이 많이 세워져있다.

6. 이집트 다합 블루홀 (The Blue Hole of Dahab)

이집트 다합(Dahab)에 있는 블루홀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다이빙 장소 중 하나다. 많은 부주의한 다이버가 질소 바다에 들어갔다가 강한 부분 압력으로 '심해황홀증' (니트로젠 나르코시스, 질소 중독)의 희생자가 되었다. 수압으로 인해 체내 질소가 압축되어, 다이버는 순간 방향감각과 인지능력을 잃고 자신도 모르는 새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 수역이 다이빙 명소로 알려진 이후로 300명 이상의 다이버들이 푸른 물속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이빙 사고가 일어난 수역이기도 하다.

7. 스페인 안달루시아 붉은 강 (The Río Tinto)

스페인 서남부 안달루시아에 있는 붉은 강(리오 틴토)은 강바닥에 있는 광물 매장 층의 부산물 때문에 물이 붉어졌다. 물속 박테리아가 황화물이 산화시켜 황산으로 바꾼다. 이 때문에 강물은 마치 용암처럼 선명한 형광 붉은색이 되었고, 강한 산성을 띠게 되어 산성을 좋아하는 일부 미생물이 아니고서야 살아남을 수 없는 수역이 되었다. 절대 여기서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강렬한 빨간 색상의 강물을 감상하는 건 물론 괜찮다.

8. 도미니카 보일링 호수 (Dominica's Boiling Lake)

카리브해 섬 도미니카에 있는 전설적인 호수, '보일링(물이 끓는) 호수'는 살짝 떨어져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고 알려져 있다. 호숫물은 근처 화산에서 흘러들어온다. 이 화산은 너무나 뜨거워 온도조차 측정할 수 없다. 당연하지만, 수영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9. 영국 요크셔 볼튼 계곡 (The Bolton Strid in Yorkshire)

초록색 이끼가 낀 돌들이 양옆으로 쭉 늘어진 영국 요크셔 볼턴 계곡은 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계곡의 위험은 아름다움 뒤에 가려져 있다. 계곡에 빠진 사람은 누구라도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 위험한 물줄기, 들쑥날쑥한 강바닥 지형, 그리고 거센 물살은 사람들을 수면 아래로 순식간에 집어삼킨다. 전설에 따르면, 여기서 수영한 사람들은 백이면 백 모두 익사했다고 한다.

10. 르완다 키부 호수 (Lake Kivu in Rwanda)

중앙아프리카에 있는 르완다 키부호수는 멀리서 보이겐 무척 평화롭고 문제가 없는 듯한 수역이다. 하지만 호수 바닥으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수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수치가 높아진다. 1970년대부터 키부 호숫물의 메탄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당시의 수치 상승률은 21세기 말까지 이어졌다. 만약 앞으로도 메탄 수치 증가 속도가 느려지지 않으면 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호수에서 메탄 가스가 대기로 방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호수 주변 주민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11. 우랄산맥 카라차이 호수 (Karachay Lake in the Urals)

우랄산맥 남부에 있는 카라차이 호수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처럼 예쁜 곳이다. 하지만 여기서 1시간만 수영해도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양의 방사능 폐기물이 호수에 버려졌고, 물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졌다. 이젠 누구라도 특수 장비 없이 호수에서 약 1시간 정도 수영했다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호수 근처에서 잠시 머물러만 있어도 엄청난 방사능에 피폭된다.

12. 미국 캘리포니아 모노 호수 (Mono Lake in California)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노 호수 또한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듯 아름답다. 호숫물은 강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고, 염분 함량도 매우 높다. 1940년대부터 로스앤젤레스는 식수를 호수의 배수 유역에서 끌어다가 썼다. 그 때문에 호수의 수위가 자꾸 낮아졌고, 염분이 함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새우 한 종류, 조류(藻類) 한 종류, 그리고 몇몇 파리들만 호수에서 살아남았다. 여기에 수영하러 놀러 가는 건…. 절대 비추천.

13. 카메룬 모눈 호수 (Lake Monoun in Cameroon)

1984년 8월, 아프리카 카메룬 서부에 있는 모눈 호수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배출되어 근처 주민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스 배출 사고를 막기 위해 지역 당국은 2003년부터 이산화탄소 물을 호수 바닥에서 끌어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호수 근처 공기는 여전히 위험하리만치 높은 수치의 이산화탄소를 포함하고 있다.

14. 카메룬 니오스 호수 (Lake Nyos in Cameroon)

모눈 호수와 똑같이 카메룬에 있는 니오스 호수도 굉장히 위험한 수역이다. 이유도 비슷하다. 1986년에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갖고 있던 호수(호수 아래에는 사화산)가 어마무시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최고 27.4km 떨어진 거리까지 퍼져, 거의 1,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파이프를 통해 가스 배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5. 미국 미주리 오자크 호수 (The Lake of the Ozarks in Missouri)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오자크 호수는 인간에게 해가 없고 아름다운 호수로 남을 수도 있었다. 호수를 찾는 사람들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호수에는 순찰하는 경찰이 없어 가끔 모터보트나 요트가 위험한 경주를 펼쳤다. 그로 인해 호수에 떠 있는 작은 배나 수영하던 사람들이 잔잔한 물결을 즐기기는커녕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오자크 호수는 미국에서 3번째로 가장 위험한 수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6. 미국 오레곤 투알라틴 강 (The Tualatin River in Oregon)

미국 오레곤주에 있는 투알라틴 강은 강변에 무성하게 자란 조류 덕에 파란색과 초록색이 뒤섞인 오묘한 색깔의 강물이 되었다. 10여 마리 이상의 개가 강에 수영하러 뛰어들었다 목숨을 잃었다. 물론 이 강은 인간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넋을 놓을 정도로 예쁘고, 터키옥 같이 영롱한 색의 물을 한 모금만 마셔도 메슥거림과 설사를 앓는다. 심하면 몸에 마비가 올 수도 있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유해한 조류 성분을 희석시키기 위해 많은 양의 깨끗한 물이 호수에 주입되지만, 조류는 끈질기게 계속 자라나고 또 자라나고 있다.

17. 영국 더비셔 블루 라군 (The Blue Lagoon in Derbyshire)

영국 더비셔에 있는 채석장에 일어난 홍수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명소를 만들어냈다. 전혀 해가 없어 보이는 밝은 하늘색 물의 작은 호수였다. 처음엔 주민들을 이를 몹시 반기며 '블루 라군'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매해 여름마다 수영을 즐기곤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물의 알칼리성 수치는 11.3pH로, 강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어 피부에 아주 해로웠다. 당시 호수에서 수영했던 사람들은 모두 각종 피부병을 앓았고, 물을 삼키기라도 한 사람은 의사를 찾아야 했다. 호수에 버려진 고철덩이, 동물 사체, 그리고 쓰레기들 덕에 호숫물은 온갖 병균을 다 갖게 되었다. 제정신인 사람이면 발끝조차 담그기 싫을 것이다.

사람들이 멋모르고 수영하는 걸 막기 위해, 지방 당국은 이색적인 해결책을 떠올렸다. 호숫물을 검게 물들였다.

18. 탄자니아 나트론 호수 (Natron Lake in Tanzania)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나트론 호수는 올도이뇨 렝가이 화산(Ol Doinyo Lengai)의 끝에 있다. 근처 화산에서 나온 화산재가 호수에도 흘러들어와, 많은 양의 탄산나트륨이 물에 녹아 있다. 호숫물의 알칼리성 수치는 10.5pH이고, 수온은 60℃이다. 염분 수치도 높아, 호수 안 혹은 주변에서 죽은 동물의 사체들이 두꺼운 소금층에 싸여 부패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위에 소개한 수역은 특이하게도 하나같이 아름다움과 위험이 공존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수역이라고 해도, 일단 먼저 살고 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들이는 꿈도 꾸지 말자.

소스:

Bright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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