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유독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똑똑한’ 이유

다양한 중국요리에서 스시, 그리고 지금은 한식까지. 전 세계가 아시아 음식에 열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젓가락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젓가락 문화. 가까운 이웃국가 중국과 일본 역시 젓가락 '민족'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상이한 젓가락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선 젓가락 모양부터 차이가 난다. 일본은 끝이 뾰족한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고, 중국은 길고 두꺼운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만 유독 쇠젓가락을 사용한다.이렇게 같은 듯 다른 삼국의 젓가락 문화, 어디에서부터 유래됐을까?

먼저 젓가락은 중국에서 발명됐다. 여기엔 학자들 모두 이견이 없다. 중국 사람들은 뜨거운 음식을 쉽게 요리하거나 집기 위해 과거 대나무로 만든 집게 형태의 도구를 사용했다. 중국 베이징 시 관광발전위원회에 따르면 기원전 3천여 년 전의 은조(殷代) 시기 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기원 6~7세기 이래 궁전이나 관청, 부잣집에서는 금과 은으로 젓가락을 만들고 옥석, 산호 등으로 젓가락을 조각했다. 

Flickr/Kieth Alexander

중국 송나라(960년~1279년) 때,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먹는 식사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이후 중앙 및 서아시아로 널리 전파됐다. 당시 중국 사람들은 테이블 중앙에 요리를 놓고 각자 덜어 먹어야 해, 중국의 젓가락은 삼국 중 가장 긴 형태로 발전했다. 또 유독 젓가락이 굵은 이유는, 중식에는 튀김 및 볶음 요리가 많아 식사 시 젓가락의 보존을 위해서 굵게 고안됐다고 전해진다.

반대로 일본은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아니다. 위생을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개인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는 식문화가 발달했고, 이에 중국보다는 짧은 길이의 나무젓가락을 사용해왔다. 또한 젓가락을 놓을 때도 먹는 사람과 음식 사이에, 손잡이 부분이 오른쪽에 오도록 횡(橫)으로 놓고, '하시오끼(箸置き)'라고 불리는 젓가락 받침대 위에 올려놓는다. 집는 음식을 향해 젓가락을 식탁 위에 종(從)으로 놓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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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의 경우, 구운 생선 등의 가시를 발라내야 했기에 중국과 한국에 비해 젓가락 끝이 뾰족한 편이다. 

Flickr/Tatsuo Yamashita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이다. 한국이 쇠젓가락을 사용하게 된 것은 기원전 18년 전 발견된 백제 왕실 유물에서부터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백제 시대 당시 왕실과 상류층들은 음식에 독극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은수저를 사용했고, 이에 평민들은 비슷한 쇠수저를 만들어 사용하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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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은 고대 때부터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벌로 인식해 수저라고 불러왔다. 또한 밥과 국을 함께 먹는 문화다 보니 자연스레 숟가락이 필요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마찰력이 적은 쇠 젓가락이지만 숟가락이 이를 훌륭하게 보완했기에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게다가 쇠 재질은 내구성이 강해 오래가며, 세척 시 세균 박멸이 되어 재사용하는데 지장이 없고 위생적이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한국식 쇠 젓가락을 구매한 일본인들은, "나무젓가락은 금방 닳는데, 이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일본의 나무젓가락보다 위생적이다" 등의 긍정적인 후기가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쇠 젓가락은 일본이나 중국의 것에 비해 아주 평평한데, 여기엔 두 가지 설이 유력하다. 하나는 제작 시 비용 절약을 위해 재료 적게 쓰려 했던 조상들의 지혜라는 설과,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일부러 납작하게 제작했다는 설이다.

Flickr/momo

미국 뉴저지, 로완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에드워드 왕(Edward Wang)이 쓴 '젓가락, 동아시아 5,000년을 음식 문화를 집어 올린 도구(Chopsticks: A Cultural and Culinary History)'라는 책을 보면, 삼국의 젓가락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에드워드 왕 교수가 직접 설명하는 한국, 중국, 일본의 각기 다른 젓가락 문화는 이곳에서 감상이 가능하다(영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젓가락에 이렇게 깊은 역사가 숨어있었다니 놀랍지 않은가. 혹시 중국이나 일본 친구들과 식사할 일이 있다면 그들의 젓가락 사용법을 유심히 지켜보자. 각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젓가락 문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스:

kfoodtimekoreanhistory, ck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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