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뒤, 어른이 되어 백년가약을 맺은 희귀병 어린이들

사람의 인연이란 참 신기해, 뜻밖의 상황에서 운명의 갈림길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연한 만남은 특별한 관계로 발전되어 함께 웃고, 울고, 위기를 겪으며 더 단단해집니다.

미국에 사는 캐머런(Cameron)과 에밀리(Emily)처럼요. 두 사람은 방광외반증이라는 선천적 희귀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방광이 기형적으로 생겨 생식기 위쪽으로 노출되어있는 상태를 일컫는 병입니다. 에밀리와 캐머런은 전문 병원에서 몇 차례의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똑같은 병을 앓고 있던 두 환자는 1995년에 서로를 처음 만났고, 금방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Facebook/Love What Matters

각각 다른 주 출신이었던 두 아이는 먼 거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정을 굳건히 지켜나갔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에밀리와 캐머런은 친구 사이에서 한층 더 나아가 연인이 되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두 사람의 장거리 연애에 꽤 회의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에밀리와 캐머런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남들의 부정적인 말들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Facebook/Emily Kohlmann

그리고 2012년, 캐머런은 에밀리 앞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었습니다. 에밀리는 몹시 기뻐하며 즉시 프러포즈를 승낙했습니다. 서로를 만난 지 20년 뒤, 다른 이들의 참견과 비웃음을 극복한 커플은 2015년에 백년가약을 맺고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고등학생인 우리가 장거리 연애를 하는 게 바보 같다고 했었어요. 과연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겠냐면서요. 하지만 우린 해냈어요."라고 에밀리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 두 사람에게 커다란 선물이 찾아왔습니다.

Facebook/Love What Matters

생리가 2주 정도 늦어져, 에밀리는 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임신이었습니다! 임신 소식은 너무나도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아픈 곳 없이 잘 나와줄지, 아니면 자신과 남편처럼 방광외반증이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에밀리는 캐머런에게도 소식을 알렸고, 남편도 물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똑같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지금까지, 방광외반증 부부 사이에서 아이가 나왔던 선례는 없었습니다. 에밀리와 캐머런은 뱃속 아이도 희귀병을 갖고 태어날지 너무 노심초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든 세상에서 가장 예뻐해 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1주 차 초음파 검사에서 아이의 희귀병 유전 여부가 밝혀졌습니다.

Facebook/Emily Kohlmann

산부인과 의사는 화면 속에 보이는 아이의 몸 중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가 방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밀리와 캐머런은 보자마자 환호하며 웃음 지었습니다. 아이의 방광은 노출되지 않고, 작은 몸 안에 잘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병이 다행히 유전되지 않았던 겁니다!

드디어 올해 5월 23일, 에버레이 그레이스(Everleigh Grace)가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어여쁜 딸의 출생은 부부의 사랑을 향한 뭇 사람들의 비관적인 인식을 또다시 뒤집는 일이었습니다.

Facebook/Love What Matters

진한 감동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사연입니다! 어려운 상황과 현실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가꿔온 사랑의 결실이 빛을 보는 순간이네요. 괴테의 "끝이 좋으면 다 좋다(Ende gut, alles gut)"라는 격언도, 부부와 같은 이야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Comments

다음 이야기